1988년 10월 8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교도소에서 충청남도 공주교도소로 이감되던 중 지강헌(池康憲)을 비롯한 미결수 12명이 집단 탈주한 뒤, 9일 동안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인질극을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다 자신들끼리 의견 차이로 다툼을 벌인 끝에 서로 상대방을 쏘아 자살하거나 경찰에게 사살 또는 검거된 사건을 말한다.
이들은 탈주 후 도피행각을 벌이며 탈주할 때 탈취한 권총을 들고 서울 한복판에서 가정집에 들어가 일가족을 인질로 잡고 목에 칼을 들이대거나 머리에 권총을 겨누는 등 광란의 인질극을 계속하였다. 특히 주범 지강헌은 인질극을 벌이는 와중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남겨 그 무렵 한국 사회의 세태를 꼬집기도 하였는데, 이로 인해 한때 이 말이 널리 유행하기도 하였다.
10월 15일, 탈주범들은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마지막으로 경찰과 대치하다가 2명은 자살하고, 지강헌은 경찰에 의해 사살되었다. 또 10월 14일 서울 신촌에서 일행과 헤어진 뒤 행적이 밝혀지지 않은 채 수배를 받아오던 김길호는 사건 발생 1년 9개월 만인 1990년 7월 1일, 일당 가운데 마지막으로 경찰에 체포되었다. 그는 탈주했을 때 일행과 헤어진 뒤 신원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는 구로구 대림동과 중랑구 면목동 등 서울 변두리 공장을 전전하며 공장 안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