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은 정신질환이다. 사람들과의 인적교류에 실패한 사람들이 그 '분노'와 '피해의식'과
'열등감'을 '악플을 달면서 배설'하고, '남들이 고통받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정신질환이다.
악플을 강제로 금지당한 한 악플러가 '자살'하는 사건까지 있었을 만큼 악플에는 중독성이
있다. 학교와 직장에서 평범한 사람처럼 살지만,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여기저기 악플을
다는 미치광이 이중생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이들에게 논리'란 없다. 얼핏 '반론'이라는 탈을 쓰기도 하지만 실상은 '배설'과 '공격'만
있을 뿐이다. 이성적인 토론은 아예 불가능하다. 이들이 원하는 게 애당초 토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오직 상대방의 분노다.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억지와, 손발이
오그라드는 유치한 궤변으로 찝적대며 상대방이 혹은 또 다른 사람이 폭발하길 기다린다.
사람들의 화를 돋우는데엔 선수인 이들의 깨작질에 걸려들면 십중팔구는 격한 분노를 느끼게
된다. 악플러들에게 절대로 '반응'하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참다참다 분노하기도 한다.
그러면 이들은 승리의 쾌감을 느낀다. 사람의 피를 보며 쾌감을 느끼는 싸이코패스처럼 이들은
어둠에 숨어 더럽고 비열한 미소를 짓는다
이들은 살아오면서 긍정적인 성취를 경험한 적이 별로 없고, 깊이 있는 인간관계도 없는 사람이다. 여러 번의 패배가 쌓이면서 늘 자신감이 없고 자신과 세상에 대해 분노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불공정한 사회에서 오랫동안 부당한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피해의식 때문에 사소한 자극에도 흥분하지만 현실에서는 저항하지 못한다. 이들은 악플을 달면서 비로소 내면에 쌓인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분노를 쏟아낸다. 형한테 계속 얻어터지는 동생이 아무 상관없는 강아지를 걷어차고 괴롭히는 것처럼 이들은 다른 사람의 글에 엉뚱한 화풀이를 해대고 인신공격과 성적 언어폭력을 일삼는다. 상상 속에서나마 힘이 센 사람이 되어 복수를 즐기는 이들에게 있어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게시판은 또 다른 상상의 터전이며 배설의 공간이다. 이들에게서 삶의 위안은 다른 사람의 불행이다. 악플을 통해 남을 파괴시켰다고 생각하고 상대방의 화난 모습을 연상하거나 확인하며 위안을 얻는다. 상대방이 자극을 받고 크게 흥분할수록 쾌감을 느낀다. 인기가 많고 영향력이 큰 사람을 공격할수록 자신의 위치 역시 높아지고 그와 동급이 된다고 착각한다. 이들을 실제로 본다면 그들이 내뱉은 악랄한 말들에 비하면 놀랄 만큼 온순해 보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