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에 간판도 걸려 있지 않았고 근처에 자동차들이 주차되어 있지도 않았으며, 줄을 지어 선 사람들도 없었다.
우리는 입구에 멈춰서 숨이 가라앉을 때까지 무릎을 손으로 짚고 헐떡거렸다. 이윽고 우리는 몸을 일으키고
건물을 쳐다보았다. 높고 시커멓고, 크기가 고르지 않을 회색 돌조각을 붙인 건물이었다.
입구는 마치 딱 벌린 거인의 입 같았다.
"여기가 틀림없어?" 겁먹은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내가 물었다.
"표에 적힌 대로라면 여기가 틀림없어." 스티브는 표를 꺼내서 다시 한 번 확인을 했다. "맞아, 틀림없이 여기야."
"경찰한테 들켜서 그새 딴 데 가버렸는지도 모르잖아. 오늘밤엔 공연이 없는지도 모르고."
"그럴지도 모르지."
나는 스티브를 빤히 쳐다보면서 초조하게 입술을 빨았다. "어떻게 하지?"
스티브도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잠시 뜸을 들이다가 대답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된 건지 알아**도 않고
돌아갈수는 없어."
"맞아."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 으스스한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그만 숨이 턱 멎어버리는 것 같았다.
영락없이 공포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건물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갔지만 다시 나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바로 그런 건물이었다. "무섭니?" 스티브에게 물었다.
"아니." 그러나 그의 이가 덜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스티브는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너는?"
"무서울 게 뭐가 있어." 우리는 서로 쳐다보면서 벙긋 웃었다.
둘 다 겁에 질려 있다는 걸 알았지만, 적어도 우리는 혼자 거기에 있는 게 아니었다. 혼자가 아닐 때에는 무서움도
그저 견딜만하게 되는 법이었다.
"들어갈까?" 스티브가 태연한 척 하면서 물었다.
"그러자고." 내가 대답했다.
우리는 심호흡을 한 번 한 후, 성호를 그었다. 그리고 계단을 올라가서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