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때려 숨지게 하고 주검을 훼손한 뒤 한강에 내다버린 혐의로 '무서운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3일 동안 친구를 감금·폭행해 숨지게 한 뒤 주검을 버린 혐의(살인·폭행치사·시신유기 등)로 정아무개(16)군과 최아무개(16)양을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이아무개(19)씨 등 4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 6명 가운데 이씨를 제외한 최양 등 5명은 지난 9일 최양의 집에 놀러온 김아무개(16)양이 다른 친구들에게 '행실이 나쁘다'고 자신들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김양을 10일 새벽부터 3일간 집에 가둔 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12일 오후 6시께 김양이 숨지자, 다음날 새벽 주검을 담요에 싸 양화대교 북단 인근 한강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최양의 부모는 일 때문에 한 달 넘게 집을 비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청소년들이 중·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가출을 했을 때 인터넷 등을 통해 만났으며, 부모가 지방으로 일을 나가는 최양의 집에 자주 모여 어울려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양이 숨지자 친하게 지내던 이씨와 주검 처리 방법을 논의했으며, 주검을 쉽게 옮기려고 이씨의 제안에 따라 신체 일부를 훼손해 피를 제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씨가 "탐정 만화영화에 나오는 주검 처리 방법을 따라 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주검이 물에 뜨지 않게 하기 위해 담요 안에 벽돌과 콘크리트 덩어리를 넣었으며, 13일 새벽 담요에 싼 주검을 택시로 옮길 때 택시기사에게 '학교 과제용 조각상'이라고 태연하게 둘러댔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양의 주검은 지난 17일 아침 7시50분께 양화대교 북단에서 50m 떨어진 곳에서 떠올라 한강순찰대에 발견됐다. 손발이 묶이고 벽돌이 함께 들어 있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은 지문 감식 등을 통해 김양의 신원을 확인하고 탐문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붙잡힌 청소년들 대부분이 한부모 가정이거나 형편이 어려워 집안의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