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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봉 해병님과의 좀비 히어로.txt
2021.07.26 21:01
조회 : 439
때는 내가 500레벨을 달고 해병의 자부심을 한창 고취시켰던 어썰트의 추운 어느 겨울날이었다.
어김없이 불어오는 칼바람은 해병의 정신을 건드리려는 듯 했으나
당시 기합이 빡세게 든 패밀리 신참인 나에게 그 정도의 추위는 나의 몸에 흠집조차 낼 수 없었다.
고된 공방를 마치고 마침내 스튜디오 맵에서 잠이 들 때 쯤.
우리 패밀리 운영진이자 짜세이신 이필봉 해병님이 나에게 귓속말로 계정을 빌려달라고 하셨다.
당연히 처음에는 본능적으로 응답했으나 이내 깨달았다.
"여긴 내가 선택해서 온 패밀리이고, 이 또한 훈련이다."
이런 마인드가 장착되어있으니 패밀리 가입 5일만에 패밀리 정회원를 달 수 밖에.
각설하고
어쨌든 그 날부로 밤마다 내 계정은 매일 이필봉 해병님께 플레이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날을 잡고 여쭤보기로 했다.
마침 겨울이라 해도 빨리 들어갔기에 분위기는 충분했다.
공방을 마치고 한 까치 담배를 태우며 조심스레 여쭤봤다.
"이필봉 해병님 질문하나 해도되는지 알고싶습니다."
"뭐냐"
"VVIP 계정주이신 이필봉 해병님이 굳이 플래티넘밖에 못되는 제 계정을 왜 사용하시는지 알고싶습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필봉 해병님은 내 귀싸대기를 올려치고
좀비들의 피로 물든 보이드 어벤저로 나의 머리를 짓눌르며 말하셨다.
"지금 해병의 전우애를 모독하는거냐? 그렇다면 당당히 말해라. 불쾌하다고.
그리고 내 눈 앞에서..아니 해병혼이 깃든 이 맵 이탈리아에서 당장 나가라.
여긴 너 같은 찌질한 놈이 있을 곳이 아니야."
나는 억울했다 싫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나와 함께 실무배치 받은 동기는 밤마다 선임 패밀리원들에게 킬을 대주고 받으며
전우애를 다지고 있었는데
나는 대체 언제까지 계정을 빌려줌으로 만족해야하는지 은근한 불만이 있었단 말이다.
용기를 내서 말하기로 했다.
"그게 아닙니다! 저도 이필봉 해병님에게 킬도 대드리고! 같이 공방을 뛰어다니며
전우애를 제대로 느껴받고 진정한 해병이 되고싶었습니다!"
온 힘을 실어 나를 짓누르고 계셨던 보이드 어벤저를 거두고는 말씀하셨다
"멍청한 녀석. 전우애를 쉽게 주는 것이 정말 맞다고 생각하는거냐?
그런 생각을 가진 놈들이 실력없이 공방에서 패밀리원들 몸이나 데라고 시켜서
무의식적으로 킬만 주워담고 실력인줄 아는 놈들이 되는거다."
말을 이어나가셨다.
"내가 실무배치를 받은지 3일만에 어떤 해병...아니 어떤 놈이 찾아왔다. 이름이 김평걸이었나...
나에게 바로 뒤로 돌라고 명령하곤 게걸스럽게 듀팬슬로 나의 등짝을 갈기던
그놈이 어느 패밀리인지도 모르고 점수를 먹힐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곤 2주 뒤 해병의 전설이자 우리 패밀리의 진정한 짜세이고 마스터이신 황근출 해병님과의 삭전으로
계정 내 모든 무기를 분해 하면서 카창의 자격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다짐했다. 내 후임만큼은 전우애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이야."
난 그 말을 듣고 섬광에 닿은 모기처럼 정신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깊은 뜻을 모르고 선임에게 버릇없이 전우애를 요구했던 나 자신이
너무 창피하고 역겨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런 나를 일으켜세워준 이필봉 해병님의 한마디.
"하지만 내가 보기에 넌 충분히 준비가 된 듯 하다. 오늘 밤엔 기대해도 좋다."
그렇게 말하시곤 꽁초만 남은 담배를 바닥에 던져 즈려밟은 후 들어가셨다.
그리고 그 날 밤 공방, 우리는 어느 누구보다 뜨거운 전우애를 나눌 수 있었다.
꼬접하시는 그날까지 우리는 서로를 만족시키기 위해 혼신했고,
나 또한 후임들에게 쉽게 전우애를 주지 않았다.
패밀리에 들어가 바로 전우애를 강요당하는 카온 아쎄이들은 다시 한번 잘 생각해봐라.
이놈들이 해병인지 해병인척 하는 가짜들인지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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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
- 따흐흑 Lv. 31TrollFace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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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후부키에서 새로운 컨셉을 잡으셨군요
Lv. 6
파츠상자부캐1
2021.07.26
처음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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