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썼던 일기. 자발적으로 쓴 건 아니고 학교에서 시켜서 억지로 쓴거였는데 지금보니 되게 반갑다. 그때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그때 사용하던 단어와 문장들이 귀엽게 느껴졌다.
그런데 한편으론 그게 추억으로 느껴질만큼 내가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라는 생각에 슬퍼졌다. 아직 20대이긴 하지만. 난 이제 대학조차도 졸업한 직장인. 그때 같이 일기쓰던 친구들은 다 뭐하고 살고 있을까?
아무래도 난 긍정적인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시간이 지난다는 건 솔직히 슬픈 것 같다. 내가 어릴 때 경험했던 모든 것들이 이제 추억 속에 퇴물이 되고 2000년대 공감글에서나 만나게 될 때 참 아련하다. 나는 동안이라 괜찮지만 내 또래 친구들이 그만 늙었으면 좋겠다. 어느날 폭삭 나이들어 버린 친구 프사를 보게되면 정말 마음이 아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