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례성사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얻었고, 성령께서 주신 신앙 감각의 은사로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전해 받은 믿음을 온전히 지키며, 올바른 판단으로 그 믿음을 더욱 깊이 깨닫고, 그 믿음을 실생활에 더욱 충만히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교회 헌장 12항 참조). 신앙인은 하느님의 말씀을 매 순간 듣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일상의 다양한 순간마다 우리의 마음 밭에 뿌려집니다. 성경 말씀을 직접 읽거나 읽은 말씀을 기억할 때, 동료 신자들이나 성직자, 수도자들과 만나면서도 하느님 말씀을 듣습니다. 거리에서도, 일터에서도 하느님의 말씀은 늘 우리 곁에 머뭅니다. 이렇게 매 순간 뿌려진 말씀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마음 밭이 무엇으로 채워져 있느냐에 따라 우리의 영적 성장은 결정됩니다. 말씀을 듣고 새길 여유도 없고 관심도 없는 사람, 말씀을 듣지만 마음에 새길 줄 몰라 환난이나 박해가 닥치면 외면하는 사람, 말씀을 듣고 새기는 즐거움을 머리로는 알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 유혹 때문에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내가 어느 부류에 속하는지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내가 말씀을 받아들이는 형태는 언제나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우리가 결심하면 마음 밭에 좋은 말씀의 씨앗을 받아들여 “백 배, 예순 배, 서른 배”의 열매를 맺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습관은 제2의 본성을 만든다고 합니다. 우리가 게으르고 이기적이며 세상 것에 관심을 갖는 것이 본성이라면, 하느님의 영의 인도를 받아 하느님 말씀에 맛 들이는 훈련을 하다 보면 어느덧 말씀대로 살아가는 믿음의 덕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오늘부터 성경 구절 하나라도 기억하며 하루를 살아가는 습관을 가져 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