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 게임을 '돈을 지불하고 구입해야하는 상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무형의 상품들을 돈을 지불하려 하지 않죠.
불법복제가 판을 치는 음악, 영화, 게임이 딱 그렇습니다. 하지만, 음악은 가수가
'콘서트'라는 것을 통해서 어떻게든 손해를 메꿀 수 있는 것이고,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진짜'라는 말이 있듯이 영화의 특성상 불법복제때문에 영화사가 문을 닫아야
할 정도까지 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게임은? PC방을 가서 게임을 해야
제맛인 것도 아니고, 개발사가 콘서트를 열 수 있는 물건도 아닙니다.
판매 외에는 수익을 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무형의 상품에 돈을 낼 생각을 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게임은 웹 하드에서 천원주고 '다운받는' 하나의 프로그램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패키지 게임시장이 위축되는건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현 상황에서 개발사가 살아남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게임 실행과 플레이는
무료로 하되, 경쟁심리를 자극하는 유료 컨텐츠를 만들어서 유저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게임 그자체를 구입하기는 싫지만 남들 위에 서기 위한 게임 내의 아이템들을
사는데는 주저하지 않는게 대다수의 한국 유저들이거든요.
인식 자체가 바뀌기 전까지는 게임이든 음악이든 영화든 불법 복제는 계속 될 것이고
특히나 게임이 제일 큰 타격을 입을 겁니다. 한국 게임시장에서 살아남는 법은
경쟁심리 자극하는 획일화된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다양성
같은건 이미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이미 FPS, MMORPG, 리듬게임을 제외한 다른
온라인 게임들은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한국에서 게임 개발자는 그저 유저들의 즐거움
을 위해 헌신하는 '자원봉사자'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지켜보는 수 밖에 없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