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피해자를 비난한다!
왕따 피해자에게 "너도 뭔가 잘못한게 있는건 아냐?"라고 묻거나
**피해자에게 "행실이 올바르지 않았던게 아니냐?"라며 뭔가
그런일을 당할만한 잘못을 한것이 아니냐며 의문을 던진다. 이상한
일이지만 피해자를 비난하는 현상은 꽤 보편적이며 학자들은 이를
'피해자 비난하기 (Victim blaming)'라고 부른다.
실제로 폭행을 당하고 있거나
각종 범죄에 희생된 사람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여주면
'뭔가 잘못한게 있으니 그런 일을 겪었겠지'라고 추측하는 경향이
있다. (doi:10.1016/0022-103 (85)90013-7)
우리 누구나,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불의한 일의 피해자 소년의사랑
처럼 될수 있다. 그러므로 더더욱 불의를 처단하고 피해자를 도와
피해를 줄여야 한다.
여기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자신이 아무 이유없이' 불의의 피해자가 될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보통 나쁜사람에게만 나쁜일이 생기고 착한 사람에게는 좋은일만
생긴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소위 '세상은 공정하게 굴러간다는
믿음 (Belief in a just world)'이다. 이런 믿음을 가져야만
'나만 잘 처신하면' 문제없이 얼마든지 잘 살수 있다는 안정감을
가질수 있다. 반대로 행동과 상관없이 삶이 잘못될수 있다면
통제감을 잃는다. 때문에 우리는 가급적 세상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자 노력하며, 그 일환으로 때로는 '아무 잘못도 안했는데
그런 일을 당했을리 없다'며 피해자를 비난하는 것이다. 이는 곧
나는 그런 잘못만 하지 않으면 그런 일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J Pers Soc Psychol.2000 Augj79 (2):165-73)
하지만 이런식의 통제감은 환상에 가깝다. 우리가 거짓된 믿음을
유지하는 동안 피해자는 2차 가해로 더 큰 아픔을 겪기도 한다.
우리가 그들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아도 그들은 이미 "내가 좀 더 잘
행동할 수 없었을까?" 등의 가정을 하며
스스로를 비난하고 수치심을 느끼며
정신과 상담까지 받아야 하는 커다란 늪에 빠지게 된다.
(Journal of social Issues, Vol 39 (2),1983,139-152)
또, 같은 피해를 입어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많은 비난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같은 증오 범죄
(특정 그룹의 사람들을 향한 이유없는 증오와 차별)의
표적이 되어도 사회적 약자보다 강자가 더 많은 동정표를 얻고,
약자의 입장에 처할수록 (약하니까) 당할만 하다는 반응이 많다.
(doi:10.1016/j.jesp.2010.10.10.014)
** 피해자의 경우 피해여성이 전통적인 성 역할에서 벗어날수록
더 많은 비난을 받는다. 술을 마신 여성 피해자들이 그렇지 않은
피해자들에 비해 큰 비난을 받기도 한다.
(doi:10.1016/j.avb.2012.06.002)
비난하는 사람의 경우, 여성의 성역할 이 정해져 있다고 믿으면
**당한 여성피해자를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책임을 돌리며,
가해자에게는 온건한 태도를 보였다.
여성에 대해 우호적 차별 (여성을 독립적인 인간으로 보기보다
남성 아래에서 보호되어야 하는 약한 존재로 보는것)을 하는
남성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여성에게 온건한 태도를 보이나 결국
자신이 원하는 '예쁘고 참하고 몸매가 좋은 등' 범주를 벗어나는
여성은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호적 차별주의자들은
이런 여성들이 피해자가 되면 가차없이 여성피해자를 비난하는
경향을 보인다. (doi:10.1016/j.avb.2012.06.002)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을 종합해보면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불의한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일조할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것이다
피해자를 비난하는 것은 약자와 피해자를 억눌러 강**주의
체제를 수호한다. 지금이라도 피해자에 대한 비난을 멈추자.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전에, 강자들의 포악함이 사회에
얼마나 해악이 되고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불의의 진짜 원인은 그 곳에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