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윽,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됬네..."
나는 매일 어김없이 늦은 아침에 일어나는게 익숙해졌다.
"...후우 어제도 밤늦게까지 일을 하느라 힘들었어..."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먼저 어제 다 끝내지 못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일을 하러 자리에 앉는다.
끼익...
"...음 그러고 보니 이 의자도 낡았어... 바꿔야 하나..?"
끼익 소리가 나는 의자에 앉은 나는 업무를 위해 컴퓨터를 켜본다.
"...이 일을 시작한지 어느덧 5년이 다됬네...언제 끝나려나..."
컴퓨터를 켜고 켜지는 시간동안 나는 냉장고로 가서 문을 열어본다.
없다. 말 그대로 냉장고 안에 아무것도 없다...
"...아 맞다... 있을리가 없지..."
푸념을 하며 냉장고에 붙은 전단지를 보며 늘 같던대로 음식을 주문한다.
"짜장 하나요."
"예"
단골이라 이렇게 짦은 대화로 주문이 가능하다...훗 가끔은 서비스로 군만두도 준다고...
짜장을 시킨 후 다시 자리에 앉아서 업무를 시작한다.
항상 해야하는 일은 아니고 시간이 정해진것도 아니지만 나는 하루에 몇번씩 이 일을 한다.
일을 하기 위해 사이트에 접속을 하고 로그인 후 어제와 같이 같은 글을 올린다.
탁 타다닥 탁탁 타다닥
타자 소리가 방안에 울리며 나는 이 글을 묵묵히 작성한다.
"흐음... 이정도면 될려나?"
올리기 버튼을 누른다.
"오늘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네...킥킥"
5년째 내가 하는 일은 이렇다. 한 게임 사이트에 하루에 몇번씩 글을 올려 읽는 사람의 반응을 보는것.
그리고 그 반응으로 자기만족을 하며 일을 하는거지...후훗
"음...다른 글도 올려볼까...?"
나는 같은 글만 올리는것이 아니다. 늘 올리는것은 정해져 있지만 그때그때 기분마다 짦게나마 글을 올리는것도 있다.
"...엇? 이자식이..."
그녀석이다. 항상 내가 올린 글에 디스를 하는 그녀석이 다시 글을 올린다.
"어디 한번 해보자는거지...? 크큭.."
나는 나를 디스하는 녀석을 저격하는 글을 쓰고 논리적으로, 혹은 유치하게 그녀석을 괴롭힌다.
"크큭...재밌네 역시 이 맛에 이걸 한다니까..."
항상 게시글에서 다른 사람이 올린 글에 디스를 하고 자신의 글에 디스를 한 사람을 디스하며...
나는 늘 변함없이... 글을 올리고 있다.
"후...이제 게임좀 해볼까...?"
참고로 나는 이 게임에서 내가 생각하기엔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그렇다.
"음...역시 멋져"
자신의 인벤토리의 레어 무기들을 보며 자기만족에 들어가며 갑자기 재밌는 생각이 떠오른다.
"아...! 그래 이 무기 없는 녀석을 놀려볼까...?"
나는 이 게임에 143만원 이라는 현금을 지금까지 현질했고 그 대가로 게임에선 최상위 클래스
하지만 반대로 현실에선 5년째 혼자 집에서 은둔하는 백수다...
하지만...내 진짜 모습은 이게 아니야...나의 현실은 오직 게임상이다...
탁 타다닥 탁탁 타다닥
게임상의 자신이 진짜라고 현실과 가상을 구별못하며 자기만족을 하는 나는 늘 같이 글을 올리기 시작한다.
"후우...다 끝났다... 이부분은 됬고...좋아..!"
늘 같이 글을 올리고 같은 컨셉으로 게시글을 올린다음 나는 게임을 하러 인게임으로 들어간다.
"흐음...곧 반응이 나타나겠지...크큭 오늘도 재밌겠..."
띵동-
초인종이다. 배달이 온거같다.
"예- 나가요."
철컥-
문을 열고 본 사람은 5년째 보고있는 배달하는 중년의 아저씨다.
"맛있게 먹어라. 그리고 사장님이 이거 주라고 하셨다."
짜장 한 그릇과 함께 군만두 한 접시가 바닥에 놓인다...
부럽지? 5년째 단골이라고!
"여기 돈 이요"
"그래, 맛있게 먹고 그릇은 평소대로 알지?"
"예- 조심히 가세요."
친절하다. 5년째 보는사람 이라 친근한 아저씨다...
스르륵...슥슥...
짜장과 군만두 그릇의 랩을 벗기며 나는 컴퓨터 앞으로 간다.
탁.
컴퓨터 앞에 짜장과 군만두를 놓으며 아까 올린 게시글을 하나씩 확인한다.
"오...댓글이 달렸네...어디보다...크큭...크큭...왜 이리 재밌냐?"
자신을 비난하거나 혹은 비웃는 댓글을 보며 재밌어 하는 나다. 익숙하다.
"음...계속 걸리네"
요즘들어 배가 나와 컴퓨터 책상에 계속 걸려서 불편하다.
"에이씨..."
의자를 약간 뒤로 밀자 뭔가가 걸린다.
"아...저거...치울껄 그랬나..."
나는 다시 한번 나의 방안을 둘러본다.
심하다. 방안이 쓰레기장이다 5년째 제대로 청소를 한적이 없다. 거미줄도 쳐져있다.
"아...씨 청소 해야하나...귀찮은데...아 몰라 그냥 밥이나 먹자"
늘 같이 청소를 미루며 게임에 집중하는 나. 한심하다
"크큭...크큭...."
게시글에 반응을 보며 짜장과 군만두를 섭취한다.
벌써 5년째다. 어른이 되고 혼자 독립을 하겠다는 나는 5년째 이러고 있다.
꼭 성공을 하겠다고 다짐을 하였것만 나는 지금 살만삔 은둔형 백수이며 스레기다.
하지만 나는 걱정이 없다. 나의 세계는 이곳 이니까...!
"여기선 내가 최고라고...크큭 이게 나의 세계야.."
현실에선 은둔형 돼지백수 지만 여기선 최강이다. 나는 이걸로 만족한다.
어김없이 나는 튀어나온 배를 감싸며 게시판을 둘러본다...
언제 끝날지 모르지...크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