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스님하고 목사님하고 무당중에 랩배틀하면 누가 이길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무당이 이길것같은데...
누가 가장 빠른가요?교회를 안가봐서요...
A:랩을 빨리 하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랩배틀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를 무너뜨리는 촌철살인의 펀치라인입니다.
일단 스님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염불을 외면서 습득된
정박의 박자개념과 안정된 호흡, 흔들림 없는 발성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는 랩배틀에서 큰 메리트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구절이 입으로 나올 때에 랩으로
변환시키는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불경을 통해 얻은 철학적 메세지와
현학적인 표현법은 스님들의 차분한 랩스타일과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캐릭터로 자리잡기에도 수월합니다.
이런 스타일의 예를 들자면 Vitality Crew의 Bani**** Bang 같은 분이 있죠. 물론 그분이 스님인 건 아닙니다.
질문자분께서 말씀하신 무당은 스페셜리스트로서 메리트가 있습니다. 특유의 날카로운 플로우는
종교인 단체곡에서 마지막 Verse를 맡기에 적합하죠. 무당의 가장 큰 장점은 기독교(Or 천주교)나
불교에 비해 종교적인 세계관이 별로 알려져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랩배틀에서 상대방이
무당을 공격할 때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또한 정적인 스님이나 목사님에 비해
퍼포먼스가 뛰어나 랩배틀에서 랩이나 가사 외적인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목사님은 랩배틀에는 별로 적합하지 않다고 봅니다. 일단 종교적 세계관이 너무 노출되어 있어
랩배틀과는 연관이 없는 진중권같은 분들도 공격하는 상황이기에 상대방이 "진중권 VS 윤정훈" 영상
정도만 시청해도 랩배틀에서 우위를 내주게 됩니다. (진중권님은 세상에서 가장 느린 래퍼
오달슬로우의 곡에 피쳐링으로 참여하시긴 했지만 랩배틀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시리라 사료됩니다.)
게다가 평소에 하는 기도나 찬송가 등도 랩과는 연관이 없죠. 하지만 랩배틀 외적으로 자신의
앨범을 만들 때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많은 목사님들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에쿠스 리무진을 타고
다니기 때문에 YDG의 Give it to me같은 스웨거 트랙을 만들기에 적합합니다.
결론적으로, 스님과 무당이 1, 2위를 다투고 목사님은 3위이실 것입니다. 이변이 없다면
감정적인 동요가 없는 스님이 장기전으로 끌고가면서 무당을 Knock Down시키실 것입니다.
하지만 무당의 직설적인 가사도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담고 있기에 스님이 너무 현학적인 가사에
치중해 표현법의 파괴력을 저하시킬 경우 승리하는 쪽은 무당이 될 수 있습니다.
제 답변이 도움이 되셨을지 모르겠군요. 개인적으로는 목사님 대신 이슬람교를 추천합니다.
그분들은 신도들까지도 그루비한 플로우의 달인이시기에 스님을 위협할만한 실력자가 계실 것을 믿습니다.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