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우리는 게임 실력이 월등하고 대단한 사람을 우러러 고수라고 칭한다. 우리들 역시 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에
매료되어왔고, 매료되어있다.
한때 나는 레온의 점프영상을 보며 드넓은 우주를 보았다. 고수를
뛰어넘는 고수라는 칭호도 그에게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나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했다.
얼마 가지 않아 깨달은 고수의 큰 덕목은 '가치관' 이었다. 결코
자만하지 않고 언제나 정정당당한 플레이를 하며 패배자에게도
박수를 보내주는, 패배하더라도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이러한 가치관은 결코 학습을 통해서 깨닫는것이 아니다.
경험을 통해서 갈고 성찰을 통해서 닦는것이다.
나는 bukbuk이 내가 언급한 조건에 타당한 '진정한 고수' 라고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나는 겉치레에만 신경쓰고 자극적인 영상으로만
만들어진 고수를 따르고 있었다. 'bukbuk이 지침을 하던 시절은
옛날이었으니 당연히 사람들이 못할 수 밖에 없다.
그가 현재로 온다면 결코 독보적일 수 없다.' 라는 생각으로
그를 폄하해왔다.
그러나 bukbuk은 센스있는 플레이와 선구자적인 기질 뿐 아니라
가치관이 뚜렷한 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그와 플레이
해본적이 있는데, 누구에게나 싹싹할 뿐만 아니라 유머감각도 있는 사람이었다.
남에게 관대하고 자신에겐 엄격한 자강불식의 자세가
좀비모드의 한 획을 그은 진정한 고수를 낳았다고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오늘날에도 우리가 칭하는 고수는 많다. 하지만 진정한 존경심에서 우러러 나오는 고수는 적은것같다. 언제부터 우리가 남을 비하하고 헐뜯고,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에게 고수라는 칭호를 붙여주었을까? 기분 좋게 지지할 수 있고, 응원할 수 있는 이 시대의
'진정한 고수'가 또 나타나기를 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