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융탄폭격을 맞은 전쟁터 같다. 초속 40m 안팍의 살인적인 강풍에
아름드리 가로수는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무 뽑히듯이 뽑혀 나갔고, 떨어져 나간 간판은 흉기로 변해 여기저기 나뒹굴었다. 세찬 비바람에 눈을
뜨기조차 어렵고, 한발 내딛기도 쉽지 않다. 27일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덮친 제주의 밤은 공포로 가득 찼다. 회사원 황모(50·오리이동)씨는
“매미와 루사 때도 이러지는 않았다.”면서 “태풍이 자주 올라오는 곳이라 그저 그럴 것이라 생각했는데 빨리 지나가기만 빌 뿐”이라며 치를
떨었다.
하루 전만 해도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으로 불야성을 이루던 연동. 젊은이와 관광객으로 제주의 밤을 밝히던 거리가 불꺼진
유령도시로 변했다. 대부분의 상점은 낮부터 단단히 문을 걸어 잠갔고, 사람 그림자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10m가 넘는 집채만 한 너울은 모든
것을 삼킬 듯이 달려왔고, 제주항 등 항·포구에 정박한 어선들은 이리저리 부딪치면서 파선(破船)이 넘쳐났다. 서귀포 남원과 구좌의 광어양식장들도
성한 곳이 별로 없었다. 천장은 날아갔고 주민들은 비상 발전기를 붙들고 있었다. 정전이 되면 물고기가 떼죽음당하기 때문이다. 농가라고 성할 리가
있겠는가. 서귀포 곳곳의 한라봉 비닐하우스가 강풍에 통째로 찢겨져 나가자 농민들은 망연자실했다. 박모(70·서귀포시 상효동)씨는 “바람에
비닐하우스가 날아가면서 한라봉도 대부분 떨어져 올 한 해 농사는 끝났다.”며 “강한 태풍이라고 해 걱정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볼라벤이 할퀴고 간 제주 지역의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도 재난본부 관계자는 “날이 밝아야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광객들도 일찌감치 관광을 포기하고 숙소에 머물며 태풍이
지나가기만을 숨죽여 기다렸다. 도로엔 차량 통행이 뚝 끊겼고 주민들도 대부분 일찍 귀가해 TV를 보며 태풍 속보에 귀를 기울였다.
‘휘이잉’ 굉음과 함께 아파트 창문은 밤새도록 덜컹거렸다. 아이들은 겁에 질렸고 다들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제주공항은 이날 오후
3시부터 항공기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한편, 태풍 ‘볼라벤’의 북상으로 전국 상당수 학교가 28일 휴업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휴업 및 등하교 상황을 집계한 결과 태풍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28일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대다수가 임시 휴업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학교장 재량에 맡긴 곳이 상당수여서 학생과 학부모는 소속 학교장의 지침을 확인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전체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에서 28일 하루 임시 휴업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고 안전관리를 위해 교사들만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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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
한반도에 사상처음인 초대형임 초 대 형 재수없으면 상가가계간판이나 날아오는물건에 맞으면 즉사할수도있고 전신주가 빗물에 닿으면 바로감전사망
Lv. 1JustSinceKing2012.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