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4일(월) 오후 1:17 [세계일보]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간접투자 상품(펀드)이라도 사겠다"고 이명박 대통령의 공언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이런 탓에 'MB 펀드가 사실상 폐기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환율과 주가 폭락으로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아보겠다던 이 대통령의 '오버'가 오히려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특히 주가 폭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상장 주식을 무차별적으로 사들인 연기금의 손실액이 위험 수위에 달하고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폭락하는 주식시장에 쏟아부으면서, 정작 이 대통령은 펀드 구입 계획을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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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펀드' 가입했다면 투자금 3분의1 날렸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이 대통령의 개인 펀드 가입을 추진할 것처럼 보였던 청와대는 다시 오리무중이 됐다. 이후 환율과 주식시장이 다시 요동쳤던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청와대로서는 이 대통령의 펀드 가입 이후 주가나 펀드 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대통령이 언제 펀드에 가입하냐"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이동관 대변인이 "적절한 타이밍에 할게요"라는 답변만 되풀이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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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2조6000억원 손실... 조중동 "경제 위기 책임자는 이 대통령"
이 대통령이 펀드 가입 약속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사이, 가입자들의 노후 생계수단으로 안정성이 최우선시 되어야 할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폭락세가 이어진 주식시장에 집중적으로 유입됐다.
23일 증권전산 자료에 따르면, 연기금은 세계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코스피지수가 1500선 아래로 떨어진 지난 9월 이후 지난 21일까지 올해 전체 순매수액의 64%인 5조7317억원어치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같은 기간 증권사들이 사들인 2조922억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특히 11월 20일 현재 코스피지수(1003)로 올해 연기금의 신규투자에 따른 평가손실률을 계산하면 29%, 평가손실액은 2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연기금이 주가를 떠받치려는 정부의 의도에 따라 거액의 손실까지 감수하면서 무리하게 주식 매입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주식시장에 이어 채권시장에도 연기금이 투입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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