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침하게 흐린 품이 비가 올 듯하더니 비는 아니 오고 새벽 찬 공기가 서늘하게 내리었다.
이날이야말로 카스온 안에서 휴시양민 노릇을 하는 멜 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21시에 들어간답시는 공짜 해독기를 인벤토리까지 모셔다 드린 것을 비롯으로 행여나 기연권으로 바꿀 수 있을까 하고 로비에서 어정어정하며 꽁독기로 나온 무기 하나하나에게 거의 비는 듯한 눈결을 보내고 있다가 마침내 전장보급인 듯한 탑50독기를 바로 열어 보기로 되었다.
첫번에 발샷 100일짜리, 둘째 번에 타7 130일짜리 - 꼭두새벽에 그리 흔치 않은 일이었다. 그야말로 재수가 옴붙어서 근 열흘 동안 기연권 다발 구경도 못한 멜 첨지는
세 번째 탑50독기를 열어 나온 AK47팔라딘 무제한이 찰깍하고 손바닥에 떨어질 제 거의 눈물을 흘릴 만큼 기뻤었다. 더구나 이날 이때에 이 AK47팔라딘이라는 초월무기가 그에게 얼마나 유용한지 몰랐다. 꾸준히 나가는 휴시에서 화력도 보탤 수 있거니와 그보다도 시한부 플로라에게 마지막 선물로 쥐어 주면 어울릴 것 같음이다.
그의 플로라가 유통기한이 임박하기는 겨우 이틀만 남았다. 꽁독기에서도 쪽박 차기를 먹다시피 하는 형편이니 물론 기연권 한 장 써 본 일이 없다. 구태여 과금하려면 못 쓸 바도 아니로되 그는 기간제란 놈에게 기연권을 주어 보내면 재미를 붙여서 자꾸 기연권을 갉아 먹는다는 자기의 신조(信條)에 어디까지 충실하였다. 따라서 운영진에게 돈을 바친 적이 없으니 무슨 조화인지는 알 수 없으되 다른 카서들 모두가 하나씩은 있다는 초월도 없는걸 보면 중증은 중증인 듯. 기한이 이대도록 다가오기는 엿새(8일) 전에 좀비찾기 보상으로 플로라 열흘 짜리가 나온 때문이다.
원작
현진건 - 운수 좋은 날
새벽 한 시쯤 출첵으로 받은 탑50독기를 생각 없이 질렀다가 의외의 대박을 건지자 기분이 매우 상쾌해서 운수 좋은 날로 명명했습니다.
남들 다 있는 초월 풀셋 저만 한 개도 없어서 초월 따위는 안중 바깥에 두고 카온하다가 이런 복이 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하하하하.
그런데 미카엘라랑 플로라 무제한이 없는 게 슬프군요. 쥬륵...
사족으로, 아침에 소녀함대 무료가챠 돌렸더니 트라이브 완제품 나온 것도 자랑!
※ P. S. - 05월 15일부로 베스트 먹었습니다. 추천과 덧글 및 관심을 주신 여러분께 감사합니다!